“이번 달에도 잔고가 왜 이러지?”
“카드값이 또 이렇게 많이 나왔어?”
“아끼고 산다고 생각했는데 왜 돈이 안 모이지?”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월급이 통장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사라지고, 카드값은 예상보다 훨씬 많이 나왔고, 저축은 늘 다음 달부터 미뤄지는 게 반복된다면, 그 원인은 바로 지출 관리 부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돈을 모으려면 수입을 늘리거나, 무조건 절약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내 돈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 다시 말해 지출을 분석하고 조절하는 습관입니다. 내가 무엇에, 어떻게 돈을 쓰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돈이 새는 구멍을 못 본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월급을 받아도 통장에 남는 돈은 없었고, 매달 이번 달은 진짜 아끼자 다짐하면서도 어디선가 계속 돈이 빠져나갔습니다. 그런 생활이 반복되던 중, 단순히 돈을 아껴야지 하는 막연한 다짐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바로, 지출을 기록하고 분석하는 일이었습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제가 실제로 실천해보고 효과를 본 매달 지출 분석으로 내가 새는 돈을 막은 방법을 세 가지 단계로 나누어 설명드리려 합니다. 돈이 어디서 새고 있는지를 발견하고, 그 흐름을 통제하기 시작하면,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금전적인 여유가 생기는 걸 체감할 수 있을 거예요.
작은 변화가 쌓이면 큰 재테크가 됩니다. 나는 돈을 잘 못 다룬다고 생각하셨던 분들이라면, 이 글을 통해 아주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출 내역을 기록해보기: 돈의 흐름을 ‘보는 것’이 먼저다
많은 사람들은 “왜 이렇게 돈이 안 모이지?”라는 고민을 반복하지만, 실제로 자신의 한 달 지출 내역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월급은 들어오자마자 빠르게 사라지고, 한 달이 끝나기 전에 카드값 문자와 잔고 부족 알림이 날아오는 일이 다반사였죠. 그런데도 어디에 돈을 썼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습니다. ‘대충 쓰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쓴 줄은 몰랐네?’라는 생각만 반복됐습니다.
그러다 지출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메모 앱에 날짜와 항목, 금액만 적었어요.
ex) 6월 1일 - 점심 식사 8,000원
6월 2일 - 택시 12,000원
6월 2일 - 커피 4,500원
이런 식으로 며칠만 적어도 나는 왜 이렇게 자주 외식을 하지? 라는 자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특히 습관적으로 하는 소비가 눈에 띄게 드러납니다. 저는 커피를 거의 매일 마시고 있었고, 습관처럼 택시를 이용하던 것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나중엔 가계부 앱을 사용하게 되었고, 이건 훨씬 더 효율적이었습니다. 카테고리별 자동 분류, 월별 통계, 그래프 등 시각화 기능이 제공되면서 한눈에 소비 패턴이 보이더라고요. 특히 특정 기간 동안 지출 총액이 얼마인지, 가장 많이 지출한 항목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었고, 소비에 대한 통제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기록을 하면서 돈을 쓸 때마다 이걸 써도 괜찮은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됩니다. 단순히 쓴 돈을 기록하는 행위가, 지출을 줄이는 행동으로 이어지는 거죠. 기록은 행동을 바꾼다는 말이 정말 맞는다는 걸 체감하게 되었고, 지출에 대한 긴장감과 책임감도 커졌습니다.
지출을 분류하고 패턴을 파악하자: 새는 돈의 정체를 밝혀라
지출을 기록한 후, 다음 단계는 분류와 분석입니다. 돈을 쓴 내역을 성격별로 분류하면, 자신도 몰랐던 소비의 패턴이 드러납니다. 저는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분류했습니다.
- 고정지출: 월세, 공과금, 통신비, 보험료 등 매달 일정하게 나가는 돈
- 변동지출: 식비, 쇼핑, 여가, 배달비 등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소비
- 비정기지출: 경조사비, 병원비, 여행경비, 큰 쇼핑 등 비정기적인 소비
이렇게 분류해보니 제가 생각보다 많은 돈을 배달비에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주일에 34번 배달을 시켜먹었고, 한 번에 최소 15,000원 이상은 나갔어요. 수수료와 배달팁까지 합치면 실제 음식보다 더 많은 금액이 들었습니다.
결국 한 달에 2530만 원이 배달비로 지출되고 있었죠.
또 하나 충격적이었던 건 ‘커피와 음료’에 들어가는 돈이었습니다. 하루 한 잔 4,000원짜리 커피가 20일이면 8만 원입니다. 습관처럼 사 마시다 보면 금방 지출이 커지죠. 이 역시 눈에 띄지 않았던 새는 돈이었습니다.
이런 데이터를 보고 저는 불필요한 패턴을 줄이기 위한 전략을 세웠습니다.
배달은 주말 1회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장을 봐서 직접 요리
커피는 주 3회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텀블러에 믹스커피나 직접 내려서 다니기
정기적으로 구독 서비스 점검: 안 보는 OTT, 듣지 않는 음악 앱은 해지
이렇게 패턴을 분석하고 의도적으로 습관을 수정하니, 한 달에 30만 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이 돈은 고스란히 저축 계좌로 들어갔고, 불과 몇 달 만에 비상금 100만 원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소비의 ‘자동화’와 ‘의식화’: 돈이 새지 않게 구조를 바꾸자
지출 패턴을 분석하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였다면, 이제는 자동화와 의식화라는 두 가지 전략으로 돈이 새지 않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장기적인 재무 습관을 만드는 핵심입니다.
먼저 자동화 전략입니다. 저는 급여가 들어오면 아래와 같이 자동 분배되도록 설정해 두었습니다.
급여의 30%: 저축 통장 (자동이체)
10%: 투자 계좌 (적립식 펀드 또는 주식)
50%: 생활비용 계좌
10%: 여가/소비/비정기지출용 계좌
이렇게 계좌를 분리해놓고 자동이체를 설정해두니, 지출을 계획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남은 금액 내에서만 소비해야 하니 자연스럽게 예산 내 지출 습관이 생겼습니다. 특히 저축을 나중에 남으면 넣자가 아니라, 처음에 떼놓고 시작하자는 식으로 접근하니 매달 저축이 꾸준히 쌓였습니다.
두 번째는 소비를 의식화하는 습관입니다. 예전에는 좋아 보여서, 할인이니까, 지금 안 사면 후회할까 봐라는 이유로 충동구매를 자주 했습니다. 하지만 지출을 기록하고 분석한 이후로는 이 소비는 지금 꼭 필요한가?를 항상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이 물건이 나의 삶에 어떤 가치를 줄까?” “3일 후에도 여전히 사고 싶을까?” “비슷한 걸 이미 가지고 있지 않나?”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소비의 30% 이상은 자연스럽게 걸러집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가치소비입니다. 필요 없는 데서 아낀 돈을 진짜 나에게 중요한 것에 쓰는 거예요. 예를 들어 저는 커피, 배달, 무의미한 쇼핑에서 아낀 돈으로 가끔 좋아하는 책을 사고, 강연이나 클래스에 등록했습니다. 그 경험들이 저에게 더 오래 남고, 더 큰 만족감을 줬습니다.
돈은 기억력이 약한 사람에게서 사라집니다. 내가 어디에 썼는지 모른다면, 결코 지출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소비의 흐름을 정확히 기억하고 기록하며 분석한다면, 새는 돈을 줄이고 원하는 삶에 돈을 쓸 수 있게 됩니다.
지출 분석은 단순한 절약을 넘어서, 나의 삶과 가치관을 돌아보는 좋은 도구입니다.
매달 한 번이라도 지출을 되짚어보는 습관을 들이면, 돈이 아닌 내가 삶을 주도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 입니다.